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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04월 - 봄 #2. <일기?> (by 보노) 눈이 녹으면 봄이 온다는 어느 이의 말처럼. 흰눈백으로 물든 자리에 초봄의 싹이 난다. 가끔 보이던 파란 하늘을 제외하곤 빛바랜 일상처럼 생기 없던 하루에 다양한 색이 조금씩 스며듬을 깨닫는 날. 창가로 드는 햇볕이 유난히 따스한 어느 날. 늘 반복되던 일상에 문뜩 봄이 찾아왔음을 느끼는 그런 날이다. 사무실에만 앉아있기는 아쉬운 날. 거리로 나와 느릿하게 걷는 머리 위로 벚꽃이 내린다. 그 외에는 이름도 모르는 꽃과 나무들이지만 뭐. 한여름의 짙은 녹색과 달리 연옥빛의 여린 잎을 피우는 가지. 좁은 산책로 주위를 물들이는 꽃. 보기 드물게 맑은 하늘과 청록의 향이 나는 지금. 제법 두툼한 외투 사이로 파고드는 바람에 서늘한 공원. 해바라기 하러 나온 직장인 몇몇이 전부인 공간 속 벤치에 앉아 멍하니 바.. 더보기
04월 - 봄 #1. <2020년. 빼앗긴 봄> By 루시아 안그래도 늘 짧게 지나가는 봄이었다. 두꺼운 겨울점퍼를 벗어놓고 나서 흐드러지는 꽃들을 보며 봄이구나.. 숨을 돌리고 돌아서면 시퍼런 잎사귀를 남기고 사라진 봄을 아쉬워 할새도 없이 반팔소매 밖으로 맨살을 내놓아야 만나는 여름더위가 시작되곤 했다. 2020년. 그 짧은 봄마저 빼앗기고 말았다. 작년 겨울 중국에서 시작되었다는 바이러스가 뉴스에 등장했을 때만 해도 어디 먼곳에 벌어진 뉴스로만 느껴져서 저러다 지나가겠거니 무심하게 들어 넘겼다. 새해가 되면서 중국에서 들어온 사람들을 통해 국내에서 감염되는 사례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 숫자가 점점 커지기 시작하면서 그 뉴스는 이제 재앙으로 다가왔다. 치료할 백신도 처방도 없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거라곤 감염되지 않기 위해 손을 자주 씻고 마스크.. 더보기